초반에는 내내 거부감만 들어
머야 또 뻔한 그 망할 페미니즘이야? 했지만
중반을 넘어서 후반으로 갈수록 초반의 심정이 수그러 드는 영향인지
아니면 논조가 부드럽게 변해서인진 모르겠지만
전문직종에 있어서 여자라는 것 자체가 육아와 떼어놓을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이상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다라는 슬픈 결론이랄까.
일단은 간간히 이야기 나오던
"왜 유명 쉐프는 죄다 남자야?"라는 의문에 대한 대답을
프랑스 쉐프 문화의 발달 과정에서
기득권을 지닌 높으신 분들에게 서빙되는 특성을 지니면서
그냥 "엄마가 해주는 집 밥"과의 차별성을 가지고 전문화 하면서
쉐프라는 직종이 3D라는 것을 가리고 성공적으로 여성과 차별화하여
쉐프는 남자라는 "군대문화"기반의 남성성이 넘쳐나는 직업으로 탈바꿈 되었다는 설명으로 답을 주었다.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고든램지 처럼
욕하면서 엄격하고 철저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요리사들의 모습은 확실히 군대의 모습을 닮았긴 하다.
아무튼 책에서는 결론으로 남성 호르몬 폴폴 풍기는 남자 쉐프들에 대항하기 위한 여성들의 전략으로
1, 나쁜 여자가 되어 같이 음담패설을 하고 욕하는 것과
2. (슬프지만) 남자쉐프들 처럼 독창적인 음식이 아닌 전통을 유지하는 음식을 극한으로 이뤄내거나
3. 여자가 아닌 주방을 보듬으며 이끌어 나가는 엄마가 된다
는 세가지 경우로 이야기를 하고, 그나마 3번째 엄마 전략이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여자 쉐프의 성공에서 가장 큰 적은 "육아"라는 것이다.
독박 육아가 아니더라도 남자들 만큼 가정이나 육아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다르게 보면 남자가 가지는 권력으로서 돈을 벌어오는 것을 제외한
양육이나 육아 그리고 아내에 대한 헌신을 포기하는 대가로서
쉐프라는 지위를 얻을 수 있기에, 그걸 포기할 수 없는 여성 쉐프로서는
이르기 어렵고, 이를수 없는 자리라는 결론이 나온다.
일부 성공한 쉐프는 가족이나 집안의 도움으로 육아를 상당부분 도움 받거나
결혼하지 않고, 혹은 육아의 짐에서 벗어난 기혼 비출산 여성 쉐프여야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의외로 성희롱보다 육아나 출산으로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점에서
진정으로 여성의 성공을 위한다면 사회적인 차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모든 여성 쉐프들이 엄마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내용이나,
현재 요식업 자체가 변화하길 꺼려하는 성공한 여성 쉐프들의 논지로
"남성화된 직종에서 자신들의 노력이 무의미한 것으로 될, 더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거부함" 을 내세우고
그런 거친 남자들 사이에서 인정 받은 이후에 태도가 달라져서
평소에는 까는데 여념이 없다가 외부인들로 부터
'왜 우리 쉐프 갈궈요!' 하면서 스스로 방어막이 되어주는 남자 쉐프들의 예를들며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묘한 느낌이 든다.
이전에도 언급했던
남자의 여자에 대한 태도는 "너의 능력을 증명해 봐" 이고
능력을 증명한 여성에 대하서는 '명예남성'이 아닌
나와 동등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보호하려든다는 점
즉, 여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성에 대한 호소가 아닌
남성성을 넘어설 수 있다라는 여성 개인의 능력의 증명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생각 자체가 남성으로서의 기득권일 가능성 자체에
남성으로서의 나가 할 수 있는 사상의 한계인가 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아무튼,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고 대장이 된다는걸 성공으로 칭한다면
저 성공한 여자 쉐프들은 책에서도 극히 일부 뿐이며
반대로, 성공하지 못한 여성들은 자신의 노력만을 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할 많은 남성 쉐프들을 비하하는건 아닐까 싶기도 했고
(더 늦은 시간까지 요리를 하면서 스스로 더 나은 요리, 실수하지 않는 요리, 더 빠른 요리를 만들려는 노력. 그리고 언젠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이 것 한번 해봐 라는 기회-그리고 능력의 증명-를 위해 남들 몰래 요리 연습을 하면서 남자들 사이에서는 그냥 놀았지 하며 위장을 하는 그런 것들 포함해서..)
그게 바로 유리천장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읽어볼 만한 책이고,
여자가 아이나 가족을 돌보지 않아도 될 그런 시대가 온다면, 여자들이 말하는 불평등이 사라질까?
라는 물음을 던지고 감상평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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