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저런 일들이 떠오른다.
"과거가 행복했다는 사람이 현재가 불행한거래" 라고 말해주었던 나의 첫 애인
나른한 오후에 자취방에서 누나무릎을 베고 자다가 눈을 떠보니 너무 이뻐서
나도 모르게 뺨에 뽀뽀했다가 한 일주일은 서먹했던 주인님이라고 부르던 우리누나와 동갑내기 선배
(시스콘 인증?!)
문득 이러한 추억으로 남아버린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그리고 이러한 내가 목표로 했던 꿈들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지금 난 멀 하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곤한다.
꿈이란 멀까? 꿈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까?
퇴사를 결심하고 그 얼마간의 길지 않은 말년생활. 꿈을 잃어가고 있었다는 생각에
과거를 돌이켜보고 내가 얼마나 무기력하게 "늙어가고" 있었는지를 꺠닫고 화들짝 놀랐던 때도 있었지
꿈을 가진자는 늙지 않는다
꿈은 지닌자는 아이와 같다
어느게 그럴싸하게 멋진 말이 될진 꾸며봐야 하겠지만 "꿈을 잃는 순간 사람은 늙어간다."
어쩌면 이 말이 내가 느꼈던 심정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된다.
어릴적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시신은 어디에 있을가 궁금해 하면서
병풍이 있는 방에서 친척들과 있었는데 다음날이 되어서야
"외할머니는 병풍뒤에 계셨단다" 라는 말을 듣고
죽음과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아마도 초등학교 2학년 적의 이야기.
죽음과 삶이 병풍하나로 갈려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그렇게 날 좋아하시면서 올때 마다 호박엿을 주셨던 외할머니의 시신
그걸 두려워했고, 그러한 두려움 자체를 부끄러워했던 나.
어릴적, 낮잠을 자다가 깼는데 집에 아무도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포근했던 집이 그렇게까지 무서운 적이 없었다.
무작정 나가서 헤매다가 공터 중앙에 서서 하염없이 울고 있었지.
나중에 되서야 거기가 내가 다니게 될 국민학교였다는걸 알았고,
그렇게 우는 동안 엄마도 아들내미 사라져서 울음을 삼키면서 찾아다녔다는걸 알았지만
그때만큼은 그렇게 무서울수가 없었고, 마치 세상을 다 잃은것만 같이 펑펑 울었으니까
대학에서 아끼던 후배가 군대에서 전역을 불과 두달을 남겨놓고 과로사로 죽었다.
병명이야 뇌수막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원인도 알지 못한채 민간병원에 까지 와서도 알지 못한채
그렇게 면회 한번 가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보냈다.
"내가 니 성격을 알아서 하는 소리인데, 군대 가거든 남들 하는 만큼만 해. 죽어라 열심히 하지 말고"
그녀석 군대 간다고 할 때 해준 말이었는데, 정말 이게 씨게 된걸까?
그넘이나 나나 성격이 비슷해서 그렇게 될것만 같아서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대전.
마음같아서는 키보드 하나 가는길에 묻어주고 싶었는데 (진심으로)
워낙 사람들이 반대가 심해서 그래주지 못한 건 내가 바보이기 때문일까?
약간의 비도 추적추적 내리려는 하늘
그리고 공터에 피워져있는 모닥불
"형 왔어"
문득 귀에서 말이 들렸다.
"응"
"형 왔어?" 라고 들리기도 하고 "형 왔어."(형이 왔네 / 형을 보러왔어) 라고도 들리는 기묘한 환청
비가와서 아무도 없는 모닥불 앞에서 한동안을 그렇게 여운에 잠겨
정말 그 녀석이 온것같이 한동안을 비를 맞고 서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