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왈왈2009. 6. 24. 12:05
우스개 소리로 제목을 적게되었지만,
그런 도인들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단어 그대로 '도'를 의미하는 것인데.. 흐음..
도가 머지?

도[道] 동양의 도덕이나 예술에서 그 중심을 흐르는 것으로 생각되어온 가장 근원적인 원리·원칙
[출처 : 네이년 백과사전]
내눈에 들어오는 핵심 단어는 "흐르는 것", "근원적인 원리"이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도를 아냐고 화두를 던지냐고?
실은 어제 거의 반년? 일년 만에 연락이 온 분이 있었다. 무려 남자끼리 45분이나 통화를 -ㅁ-!

전에 있던 회사에서 권고사직하시고 1년간 아직 집에서 편히 쉬고 계시면서
회사 관두시기 직전에는 신비주의 성향을 띄시면서 UFO나 테슬라 우주에너지 이런거에 관심을 가지시더니
돌아오지 못할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어떻게 보면 조금은 우려가 되는 분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하게 들를지도 모르지만
이제 가까운 미래는 빛의 시대라고 이야기를 하시면서 LED나 이런 쪽이 뜰꺼라고 하시고
명상도 하면서 시간이 멈추는 것도 느끼고 식물과 대화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음... 그런데 허무맹랑 하다고 생각은 되지 않는게.. 고등학교때 공부하기 싫어서 맨날
명상으로 위장한 "망상"을 해대고, 고등학교 3년간 뻥좀 쳐서 수천권의 책을 읽다 보니.
(물론 그 책들 중에 이러한 정신적인 책들도 있었고, 하루 3권씩 3년간 읽었다면 대략 3000권 이긴하다. 단순 수치상으로)
어쩌면 웬지 사이비 느낌이 드는 종교단체의 정신적 수양 단계의 초급단계 정도는 거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루종일 멍때리면서 구름만 보며 하늘이 하는 말을 듣기도 하고
바람을 맞으면서 바람에 풍겨오는 똥냄새도 맡으며(응?)
개랑 눈을 마주보며 갈구기도 하고(엥?)

이렇게 살다보니, 솔찍히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비주의로 빠져서 일명 사이비가 되어버리는 현상과
인간이 아닌 길을 선택하게 되는게 걱정되었다.

물론 본인의 선택과 믿음을 타인이 뭐라고 하겠냐마는..
한때 나 역시 그런 길을 걸었고, 신이 되고 싶어 하다가 어느 순간엔가 인간으로 살아가자 라고 결정한 나로서
그 분의 지금 모습과, 그분의 결정에 어떠한 조언이나 반대도 혹은 찬성도 할 수가 없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수 많은 정보가 머리에 차곡차곡 쌓인다.
물론 그 정보들이 전부 기억을 하고 어떤 책에 어떤 내용이었는지 까지 정확하게 기록되는건 아니지만
내 머리속 어딘가에는 축적이 된다. 최소한 이런 내용이 있다 라는 정도 까지는
그 과정이전에는 타당성을 검토하고 머리에 저장을 하겠지만

이러한 기계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행동을 3년간 하고,
머리속에는 터져나갈 듯한 지식들로 가득 차다 보니, 필연적인지 알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엔가 희노애락 중에 '분노'를 제외한 다른 감정들이 사라졌었다.

喜(기쁠 희)
怒(성낼 노)
哀(슬플 애)
樂(즐거울 락)

이전 같으면
선물을 받거나 칭찬을 받으면 기뻤을 텐데 그런것도 없고(희)
누군가의 죽음에 단순한 단백질 덩어리가 흙으로 돌아갈 뿐이고, (애)
어떤일을 해도 재미가 없었다.(락)
유일하게 남은 감정은,
내가 하고 싶은걸 못하게 하거나 싫음에 대한 반응뿐이었다. (노)

사람들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이 빤히 보였고,
무엇을 원해서 나에게 이렇게 대하는지, 이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누군가가 내 머리에 말해주 듯 보였다.
그렇게 내 삶은 유에서 무로 바뀌어 갔으며, 극심한 회의속에(난 왜 사는가?)
완벽한 인간이 되길바랬던 자신의 목표에 갈수록 멀어지고 있음에 더더욱 폐쇄적으로 되어갔다.
(우스개 소리로 그때를 이야기 하자면, 완벽한 인간 혹은 신이 되고 싶었다.
머리에 든건 지식뿐 이었고, 그 지식들로 인해 내가 너무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러던 어느날. 문득 사람들의 웃음이 눈에 들어왔다.
"아.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부러웠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그래서. 약간의 고민끝에 결심을 했고, 결정을 했다.
"사람으로 살아가자"

아무튼, 저런 경험이 있었고 그래도 나름 수확으로 나라는 인격체 그릇의 크기를 키웠다고 생각했기에
후회는 없지만, 알지 못하던 때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들기는 한다.(너무 거만해 보이려나..)
그래서 나이도 많으신 분에게 입조심 한다고 많은 조언은 해드리지 못했지만
간략하게 몇마디만 해드렸다.

"언젠가는 결정해야 할 때가 올것이다. 인간이 아니게 될지, 인간으로 남게 될지.
물론 결정의 문제이기 때문에 좋고 나쁨은 아니지만, 알지 못했던 때로 돌아갈수는 없다."

그래도 내심 걱정되는건..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결정한 나의 생각으로
인간이 아니게 되는게 두렵고 혹은 부럽기 때문일려나..









사족 : 그래서 가뜩이나 늙어 보이는 얼굴에, 어릴때 부터 애 늙은이 소리를 듣고 살았다.
         지금은 그래도 내일 모레면 30이라서 늙은이 소리는 안듣는걸 위안삼아(엥?) 살아간다.

사족2: 좋고 나쁨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이야기의 위험성이 가끔은 우려된다.
          극단적인 예로 히틀러라고 해야 하나. 이러한 독선의 가장 큰 예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해 나 스스로를 항상 감시하고, 과거의 행동으로 부터 비정상 행동을 파악하는
          자기진단을 하도록 하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실행주체가 자기 자신이라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을 신뢰해도 되냐라는 아주 객관적이면 주관적인 문제가 걸쳐있다.
Posted by 구차니